[손에 잡히는 책] 우리 사는 세상, 점점 더 평화로워지고 있다

입력 2014-08-29 03:23

세상이 폭력적이고 악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반기를 들기 쉽지 않다. 여전히 테러와 내전이 빈번하다. 학교, 군대, 가정에서 이어지는 폭력행위가 실시간 중계된다. 그런데 이 생각이 망상이라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점점 더 평화로워지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세계 100대 사상가로 꼽히는 저자가 “세월이 흐르며 폭력이 감소했고 현재 우리는 종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는 가정에 따라 인류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벌어진 폭력의 궤적을 따라가 본 결과물이다. 그는 국가 간 전쟁, 부족 간 혈투, 개인간 살인 등 역사 문헌에서 수집한 모든 ‘폭력의 데이터’를 통해 이를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무정부 상태에서 농업 문명의 시작과 함께 폭력적 사망의 비율은 5분의 1로 줄어들었고 중세부터 20세기까지의 살인율은 이전 시기와 비교해 10분의 1에서 50분의 1까지 낮아졌다.

인간 내면의 ‘악마성’과 ‘천사성’도 꼬집는다. 포식, 우세 경쟁, 복수심, 가학성, 이데올로기를 통해 폭력이 발생하고 이와 반대로 감정 이입, 절제, 도덕성, 이성을 통해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 저자는 14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통해 ‘악마’와 ‘천사’의 공존 속에서 “인간에게 점점 더 평화로운 시대에 살게 될 희망이 있다”고 증명해낸다. 김명남 옮김.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