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이러다 소외될라”… ‘새누리-세월호 유가족 회담’ 불안 속 예의주시

입력 2014-08-28 04:42
27일 진행된 새누리당과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간 두 번째 면담을 지켜본 새정치민주연합은 종일 '속앓이'를 했다. 일단 어떤 식으로든 세월호 특별법에 유가족의 의견이 반영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새누리당 주도의 특별법 타결로 정국 주도권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새어나왔다. 당 지도부는 '야당 소외론'이 불거지자 적극 진화에 나섰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제1야당을 제쳐 놓고 유가족과 직접 담판을 시도하는 여당의 움직임에 불편한 기색이 뚜렷했다. 이대로 양측이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해결한다면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자신들이 제안했던 '3자 협의체'의 명분도, 장외투쟁의 근거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불편한 속내를 마음껏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중진의원은 "만약 여당과 유가족이 세월호 특별법 쟁점들을 해결한다면 무조건 반길 일"이라면서도 "그럴 경우 '야당은 뭐했느냐'는 비판여론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난해 장외투쟁 때는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변수가 없었지만 이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면서 "만약 유가족이 새누리당과 타협하게 되면 새누리당이 모든 성과를 가져가게 돼 지난해보다 더 비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이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당 소외론'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 소외론이 확산되면서 당 지도부는 부랴부랴 그간의 과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세월호 특별법이 기본적으로 여야 합의에 의해 제정되는 만큼 새정치연합도 엄연한 협상 주체라는 논리다. 또 새누리당이 유가족과 대화에 나선 것도 야당의 강경투쟁과 함께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의 중재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영근 대변인은 오후 9시40분쯤 기자들을 직접 찾아와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과 유가족 만남을 주선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지난 23일 이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이대로 가면) 우리 모두 난처해진다. 당신들이 유가족 만나서 직접 풀어야 한다. 내가 주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저녁 의원총회에 들어가며 "지난주 저희가 유가족과 이 원내대표에게 서로 대화할 것을 권했다"고 직접 밝혔다. 새누리당과 유가족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유가족을 안 만나봤기 때문에 유가족 마음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박 위원장은 28일 오후 유가족 대표단과 만날 예정이다. 또 소속 의원들이 상임위별로 새누리당 의원들과 접촉해 새정치연합의 입장을 적극 설명할 계획이라고 유은혜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