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27일 이틀째 장외투쟁에 나섰다. 지도부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지만 참석자는 당 전체 의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장외투쟁 반대 목소리는 계속됐다. 투쟁이 시작되자마자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포함한 의원 약 60명은 국회 예결위장에 집결한 뒤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피케팅에 나섰다. 의원들은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하라' '세월호 진상규명 박근혜 대통령 응답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광화문광장에서 9일째 단식 중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의원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했다. 문 의원은 의원들에게 "당 대표를 중심으로 많은 분들이 다 참여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니까 좋은 것 같다"며 "저 좀 빨리 (단식) 끝내게 해 달라"고 말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시위는 낮 12시30분에 끝났다.
새정치연합 의원은 130명이지만 이날 광화문 투쟁에는 절반도 안 되는 60여명만 참석했다. 당초 광화문광장으로 가기 전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지만 의원 중 절반 정도밖에 모이지 않아 제대로 된 의총을 열지 못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이미 문 고문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유가족이 농성 중인데 굳이 같은 장소를 택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28일에도 강남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선전전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투쟁 강도를 끌어올릴 전략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첫날과 이튿날에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강조하는 비슷한 내용의 결의대회와 집회가 되풀이됐다. 국회 예결위 철야농성에서도 특강과 토론만 반복됐다.
전날 장외투쟁 반대 성명을 낸 의원 15명 중 상당수는 장외 일정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성명에 참여한 조경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강경하게 주장하는 의원은 30∼40명이고 중도적으로 접근하는 분도 많다. 침묵하는 다수가 있다"며 "유가족과 여당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야당은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환 의원도 "국회 내에서 진행되는 일정에는 참석하겠지만 장외투쟁에는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들 의원은 당의 진로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기로 해 '반(反)장외투쟁' 목소리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장외투쟁 비판론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데 '장외투쟁' 운운하며 손발을 묶어두려는 시도들이 있다"며 "국회가 최대의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가지 못할 곳이 없고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선(先)장외투쟁, 후(後)원내투쟁 개념"이라며 "새정치연합이 강경으로 가니까 여당도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정감사 등 국회 의사일정이 '올스톱'된 상황이어서 원내투쟁이라는 해명이 마땅치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은 협상 실패에 따른 '외통수'일 뿐이라는 평가는 다른 야당에서도 나온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YTN라디오에 출연해 "교섭력을 잃은 상태에서의 궁여지책"이라고 전제한 뒤 "어쨌든 답을 내놔야 될 데는 집권세력이니까 새정치연합이 그걸 압박하기 위한 실천이라도 해보자는 차원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임성수 임지훈 기자 joylss@kmib.co.kr
“끝까지 싸운다”-“장외투쟁 안돼”… 새정치연합 내홍 장외투쟁 동력 상실 우려
입력 2014-08-28 0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