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미국 정찰기가 근접 비행한 아찔한 사건은 중국의 핵잠수함을 정찰하려는 미국과 이를 막으려는 중국이 충돌하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현지시간) “양국 군용기의 근접 비행은 중국과 미국이 하늘에 이어 바닷속에서도 군비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9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 인근 남중국해 공해상에서는 중국군 젠11 전투기가 정찰업무 중이던 미군 대잠초계기 P-8 포세이돈에 7∼10m 근접 비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중국을 비난하면서도 P-8 포세이돈의 임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 중국 해군 소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미 대잠초계기가 중국 핵잠수함들에 대한 정찰 활동을 수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최신형 핵잠수함인 진급(晉級)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을 비롯해 중국이 잠수함 전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고 미국이 경고하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국방 전문가들은 하이난다오에 해저 출입구를 갖춘 최소 2곳의 잠수함 기지가 건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올해 안에 핵무기로 무장한 진급 핵잠수함을 이용해 해상초계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잠수함에는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2’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도 지난해 12월 이후 대잠수함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P-8 포세이돈 6대를 일본에 배치했다.
중·미 관계 전문가인 카네기-칭화센터의 천치 연구원은 “미국은 정확히 하이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하고 중국은 미국이 알아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중국 전투기의 위협 근접 비행 사건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고, 자칫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커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남중국해 상공에서 정찰 비행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美·中 전투기 근접비행 중국 핵잠수함 기지 때문”
입력 2014-08-28 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