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잇단 마이웨이 행보… 이번엔 뮤지컬 관람

입력 2014-08-28 04:57
분홍색 재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서울 종로구 상명아트센터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원데이’를 관람하기에 앞서 작품 소개를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동희 기자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정국 속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대통령은 27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상명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원데이’를 관람했다. 원데이는 전통 설화인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소재로 여러 문화 장르를 융복합한 뮤지컬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영화 ‘명량’을 관람한 데 이어 이달 들어 두 번째로 문화행사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에 대해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나갈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격려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관람은 여야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도 정부의 국정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보인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문제는 어디까지나 국회의 입법권에 관한 사안으로, 대통령이 나설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부산을 찾아 국제금융센터 개소식 등 일정을 소화했고, 24일엔 태릉선수촌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10일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 합의 처리를 약속한 이후 국회 논의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의 대통령 면담요청에 대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도 마찬가지 입장”이라며 거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 면담이 이뤄진다 해도 대통령이 줄 수 있는 메시지가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 고민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일각에선 “유가족의 단식농성에다 야당의 장외투쟁까지 진행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외부행사에 참석해 웃는 얼굴을 보여야 하느냐”는 말이 나온다. 여야의 정치력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음에도 침묵만 지키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여야 대치정국이 이미 커다란 사회적 갈등으로 증폭된 만큼 이에 따른 부담은 박 대통령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민심을 다독이고 사회를 통합하는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