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회가 흑인 마이클 브라운(18) 총격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폭력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대화와 중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 흑인교단인 COGIC(Church of God in Christ)는 최근 교인과 봉사자들을 모집해 퍼거슨시의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브라운이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지난 9일 이후 퍼거슨시와 인근 지역 거리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COGIC 자원봉사자들은 시위 이후 길에 버려진 시위 도구와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COGIC 산하단체인 어반이니셔티브의 에드윈 배스 대표는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사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시 피스오브마인드 교회 로브 화이트 목사는 지역 목회자 200여명과 단체를 결성, 시위대와 경찰 간의 대화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목회자들은 지역 청년들과 수시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이들의 목소리를 경찰에 전달하고 있다. 화이트 목사는 “언론에서 부각된 것과 다르게 시위 현장에서는 폭력보다 평화가 더 많다”며 “대화를 거듭할수록 시위대가 진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시의 그레이터세인트마크패밀리 교회는 교회 부설 기관에 응급 치료실을 마련, 부상당한 시위대를 치료하고 있다. 한때 경찰이 치료실을 급습해 파문이 일었지만 교회는 시위대의 피난처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퍼거슨시의 웰스프링 교회는 흑인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목회자들과 연대해 금식하며 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교회 월리스 존슨 목사는 크리스천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지역 주민을 정신적 외상(트라우마) 환자로 여기고 이들의 회복을 도울 것”이라면서 “교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주민들이 하루속히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성명을 통해 퍼거슨 사태 해결과 치유를 위한 지역 교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냈다.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WCC 총무는 “지역 교회와 믿음 공동체가 합심해 기도하며 침착하고 평화로운 시위를 벌이고, 인종 차별에 대한 대화의 장을 열고 있다는 것을 지지하며 이런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美 교계, 퍼거슨시 상처 치유 앞장… 흑인 총격 사건 평화적 해결 모색
입력 2014-08-28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