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실패를 통한 혁신을 장려하죠. 이런 문화가 구글 외부에서도 활성화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구글 창업지원팀 파트너십 및 프로그램 수석 매니저인 브리짓 빔은 27일 ‘캠퍼스 서울’ 설립 기자간담회에서 구태여 서울에 ‘창업 아이콘’을 세우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혁신의 씨앗이 많이 있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구글 캠퍼스는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창업희망자들은 이곳에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다른 창업가들과 교류하며, 선배 창업가로부터 여러 가지 조언을 얻을 수 있다. 2012년 영국 런던에 처음 문을 열었고, 지난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두 번째 캠퍼스가 들어섰다.
캠퍼스 런던의 경우 2만2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586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74개 기업이 583억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거두는 성과를 냈다. 캠퍼스에서 연간 1100회가량 창업 관련 행사가 열리며 7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구글은 세 번째 캠퍼스이자 아시아 최초의 캠퍼스 설립지로 서울을 택했다.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은 “아시아 지역 모든 도시를 조사한 결과 서울에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변화에 익숙한 나라다.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것이 빠르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80%를 넘었고, 지난 2년간 안드로이드 개발자 수는 3배가 늘어 상위 5개 나라 안에 포함될 정도다. 앞으로 중요한 아이디어가 한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창업 문화에서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 “위험(리스크)을 감수하는 문화”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대부분 사람들은 왜 안 되는지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떻게든 도움을 줘서 성공시킬지에 대해 얘기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대해서도 재정, 기술적인 측면 등에서 도움을 주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벤처캐피털, 대학 등과의 유기적 관계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구글은 캠퍼스 서울을 통해 한국 예비 창업자에게도 이런 문화를 전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캠퍼스 서울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오토웨이타워에 2000㎡ 규모로 조성된다. 내년 초 문을 열 예정이다.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창업에 힘을 싣고 있는 정부에서도 캠퍼스 서울 유치에 공을 들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구글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와 접견한 자리에서 창조경제와 벤처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창조경제가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국내 창업자들의 잠재력이 높이 평가됐다는 증거”라고 힘줘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구글, 창업 인큐베이터 ‘캠퍼스 서울’ 2015년 설립
입력 2014-08-28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