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이 미국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우리 군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정치·군사전문 웹진 ‘워싱턴 프리 비컨’은 26일(현지시간) “북한 잠수함에 장착된 미사일 발사관이 최근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목격돼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6월 잠수함 망루에 올라 직접 해상훈련을 지휘하는 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이 같은 정보가 포착된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또 미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이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로부터 옛 소련제 ‘SS-N-6 SLBM’을 은밀히 사들였다고 덧붙였다. 사실일 경우 북한은 러시아 사할린 섬 근처 영해에서 미 알래스카주의 앵커리지를 향해 공격할 수 있고 서해에서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괌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워싱턴의 군사전문가 릭 피셔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골프급 잠수함 중 하나에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튜브(관)가 장착돼 있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북한은 지난 20년간 ‘리버스 엔지니어링’(역분해를 통해 해당 기술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자유롭게 분해와 조립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골프급 잠수함을 개량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보도가) 근거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정확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구 소련제 미사일 ‘R-21’을 기반으로 한 ‘R-27(SS-N-6 SLBM)’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R-21은 소련이 1960년대 개발한 최초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로 길이 13m, 직경 1.2m 무게16.5t이다. 사거리는 1300∼1650㎞로 알려져 있다. R-21은 1967년 사거리가 2400∼4000㎞로 늘어난 R-27로 대체됐다. 북한이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 골프급 잠수함에는 미사일 발사관 3개가 장착돼 있다.
아울러 SLBM을 전력화하려면 수직발사대를 설치할 수 있는 3000t급 이상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 급의 잠수함 개발에 성공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방부가 발간한 ‘2012 국방백서’를 보면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1800t) 20여척, 상어급 잠수함(325t급) 40여척, 연어급(130t) 잠수정 10여척 등 70여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北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 개발중” 美 언론 보도
입력 2014-08-28 0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