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헌법재판연구관 해외연수가 ‘외유성 연수’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인당 하루평균 107만원의 혈세를 쓴 연구관들은 평균 5쪽 안팎의 부실한 결과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이 헌재로부터 제출받은 ‘해외연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연구관 6명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10년 이상 연임한 연구관들이 연수대상자였다. 연수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이며, 연구관들은 해당국 법원과 법과대학 등을 방문했다. 연구관들은 열흘가량의 연수기간 동안 1인당 1000만원 상당을 연수비로 썼다. 평균 683만원에 달하는 왕복 항공비를 빼면 300만∼400만원 정도를 체재비로 사용한 셈이다. 지난해 호화판 해외연수라는 비판을 받았던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의 하루 평균 연수비 47만원(항공비 포함)과 비교해도 많은 액수다.
연구관들이 제출한 해외연수 결과보고서도 대부분이 부실했다. 지난해 11월 미국과 브라질을 다녀온 한 연구관은 연수일정을 제외하면 ‘9줄’에 불과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평소 궁금했던 미국 로스쿨 제도 운영, 연방법원의 재판운영 등에 대해 실제로 보고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는 내용이 전부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헌재연구관 하루 107만원 호화 해외연수… 보고서는 달랑 5쪽
입력 2014-08-27 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