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의회 해산… 10월 조기총선”

입력 2014-08-27 05:11

페트로 포로셴코(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지하는 의회 내 세력 척결을 위해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10월 조기총선을 실시키로 했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국민 대다수의 기대에 따라 의회를 해산하고 10월 26일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의원 다수가 분리주의 반군의 지원자”라며 “의회 해산은 ‘정화’를 위한 조치”라고 말해 ‘지역당’ 의원들을 겨냥했다.

친러 성향의 지역당은 지난 2월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지지기반으로 여전히 동부 지역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번 조기총선 선언은 지난달 각종 개혁 법안 표류로 ‘자유당’과 ‘개혁을 위한 우크라이나 민주동맹(UDAR)’ 등 두 정당이 연정에서 탈퇴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아르세니 야체뉵 총리가 사퇴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연정 붕괴 후 1개월 내에 새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 당초 총선은 2017년으로 예정돼 있었다.

통신은 포로셴코 대통령이 의회 해산을 의회 내 친러 세력을 제거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주민 수십만명이 교전을 피해 고향을 떠나 두 달 뒤 제대로 선거가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국경지역을 침범한 러시아 공수부대원 10명을 생포해 신문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러시아 중부에 주둔 중인 제98공수사단 소속으로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도네츠크에서 남동쪽으로 50㎞ 떨어진 한 마을에서 붙잡혔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옛 소련권 국가 간 고위급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 혜택을 철폐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의 경제 협력협정 체결로 인한 러시아의 손실이 1000억 루블(약 2조8000억원)에 이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