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지원과 관심이 세계선교의 방편”

입력 2014-08-27 03:06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사회부가 26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총회회관에서 개최한 ‘다문화 가정 실태와 선교적 대안’ 세미나에서 교계 인사들과 이주노동자 가족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다문화 시대에 이주민을 향한 교회의 관심과 지원은 이웃 사랑의 실천이자 세계선교의 방편입니다. 세계선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 이주민선교에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지구촌사랑나눔 대표 김해성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총회장 안명환 목사) 사회부는 26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총회회관에서 ‘다문화 가정 실태와 선교적 대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이주민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목회자들은 이날 세미나에서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소개하고 교회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을 제안했다.

김해성 목사는 ‘다문화 사회의 도래와 이주민 선교’란 주제의 발제에서 “국내 체류 이주민 노동자 170만여명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 불법 체류·취업이라는 신분의 약점 속에서 막연한 두려움을 지닌 채 살아간다”며 “산업재해나 폭행을 당해도 변변한 치료도 못 받고 일터에서 쫓겨나거나 출국하는 이주노동자가 아직도 많은 편”이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김 목사는 이어 “인권·노동 운동만으로는 이주민의 삶에 도움을 주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교회나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보상금을 받은 뒤 술과 마약, 불륜에 빠져 가정을 버리거나 고국에 돌아가 악덕기업주가 되는 경우가 꽤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주민들이 돈의 유혹에 빠져 삶이 피폐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복음을 선포하고 말씀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한국교회는 물량적이고 무분별한 해외선교 대신 불교나 이슬람권 국가에서 온 이들을 훈련시켜 선교사로 역파송하는 이주민 선교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목사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교단에 이주민선교위원회 설치’ ‘이주민 교회 설립’ ‘해외선교와 이주민선교의 연대’ 등을 제안했다.

효과적인 이주민 선교를 위해 지역교회가 이주민 출신 전문사역자를 적극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함종수 구미제일교회 목사는 ‘국내 이주민 선교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국내에 이주민이 많이 정착한 도시가 점차 늘어나는 만큼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선 이주민 출신 전문사역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주민선교는 특수선교’라는 인식을 버리고 지역교회도 이주민 출신 전문사역자를 세우고 훈련해 이들이 국내와 본국에서 맞춤형 복지선교 사역을 펼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