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면서도 당찬 연기력으로 주목받으며 ‘충무로를 이끌 차세대 여배우’로 떠오른 청춘스타 신세경(24). 그가 기존 이미지를 벗고 요염하면서 막말도 서슴지 않는 캐릭터로 거듭났다. 9월 3일 개봉되는 강형철 감독의 영화 ‘타짜-신의 손’에서다. 권모술수가 판치는 도박판을 전전하는 미나 역으로 타짜 대길 역의 최승현과 로맨스를 벌이는 등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전날 열린 시사회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촬영현장에서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잘 나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기존 드라마나 영화의 배역과는 다른 캐릭터여서 어색한 부분도 있었을 법한데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미나는 내가 꿈꾸던 여성상으로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라고 답했다.
그가 꿈꾸는 여성상은 어떤 스타일인가. “제가 로맨틱 코미디에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게 아니에요. 미나가 도박판의 제물이 돼 상처받고 욕도 거리낌 없이 하지만 구질구질하지는 않잖아요.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비굴하지 않고 멋있게 살려고 하는 캐릭터, 속이 시원했어요. 그래서 즐기면서 최선을 다해 연기했어요.”
영화에서 신세경은 고스톱과 섰다 등 화투를 자주 친다. “이전에는 화투를 전혀 몰랐어요. 고스톱을 배워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금세 빠졌죠. 하지만 결국에는 돈을 다 잃게 되고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사실, 멈출 때를 알아야죠. 제가 극중 오빠 광철(김인권)에게 하는 말, ‘화투는 일년에 두 번, 추석이랑 구정 때만 치는 거야’라는 대사가 영화의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대길 최승현, 아귀 김윤석, 동식 곽도원, 우사장 이하늬와 함께 옷을 벗고 도박을 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신세경은 “속옷만 걸친 노출신은 처음이다. 부담스럽지는 않았으나 너무 오랫동안 찍어 꼬르륵 소리가 날 정도로 배가 고파서 혼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빅뱅 탑 최승현과의 키스신에서도 “연기이기는 하나 실감나게 해야 하니 마음을 비우고 쿨하게 가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타짜’ 전편에서는 김혜수가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대사와 함께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세경은 “김혜수 선배와 어찌 감히 비교가 되겠느냐”며 “하지만 저만의 매력이 있으니 많이 보러 오시라”고 했다. 9월 10일 첫 방송되는 KBS 드라마 ‘아이언맨’ 때문에 추석은 촬영장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는 그는 “박스오피스와 시청률 모두 1위에 오르는 게 한가위 소망”이라며 웃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인터뷰] ‘타짜-신의 손’서 미나役 신세경 “비굴하지 않은 캐릭터, 속이 시원했어요”
입력 2014-08-27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