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시중자금, 高利 찾아 ‘삼만리’

입력 2014-08-27 03:43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이자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시중자금이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주는 곳을 찾아 기업어음(CP), 주가연계증권(ELS), 사모펀드, 저축은행 예금상품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5일 중국 국영은행의 신용과 연계한 사모펀드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5분 만에 판매한도 100억원이 소진됐다. 은행 측은 “예금금리가 연 2%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해당 사모펀드의 기대수익률이 2.6%로 나오자 투자자들이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주가지수가 하루에 10% 이상 폭락하지 않는 한 3.8%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주가연계펀드(ELF) 상품도 이날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100억원어치가 모두 팔렸다.

국민은행이 지난 21일 내놓은 금리 3.4%짜리 목포 산업단지 조성 관련 CP는 판매한도 410억원이 이틀 만에 소진됐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CP는 금리가 4%대는 돼야 팔렸지만 이달 들어선 3%대 중반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대우증권의 ‘몽골 무역개발은행 사모펀드’ ‘특별한 환매조건부채권’, 신한금융투자의 ‘세이프 공모주랩’ 등 판매 개시 5분 만에 매진되는 ‘5분 완판’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은행 예·적금에만 머물던 사람들이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0.1% 포인트의 수익률이라도 더 높은 상품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높은 수익률에는 그만큼 위험(원금 손실 가능성)이 따르기 때문에 상품 구조와 리스크 수준, 발행 기업의 신용도 등을 꼼꼼히 따져야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