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이름 알고보니 동물·휴양지·음악용어였네

입력 2014-08-27 03:38
사람의 이름처럼 자동차도 이름이 중요하다. 새로운 차에 붙여진 이름은 차량의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작명’에 심혈을 기울인다.

최근 현대차가 출시한 ‘아슬란’은 터키어로 사자를 지칭한다. 당당하고 품격 있는 외관, 안정적 승차감 등이 사자를 닮았다고 해서 붙였다. C S 루이스의 판타지 소설 ‘나니아연대기’에 등장하는 사자의 이름도 ‘아슬란’이다.

자동차 이름에 차용되는 동물은 주로 ‘말’이다. 1975년 출시된 최초의 국산차인 현대차 포니는 영어로 예쁘고 귀여운 작은 말을 뜻한다. 갤로퍼는 영어로 질주하는 말을, 에쿠스는 라틴어로 개선장군의 말 또는 멋진 마차를 의미한다. 티뷰론은 스페인어 상어에서 따온 이름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에는 유명 휴양지 이름이 많다. SUV가 여가, 레저 활동과 밀접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투싼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Tucson), 싼타페는 미국 뉴멕시코의 주도이자 유명 관광지인 산타페(Santa Fe), 베라크루즈는 멕시코 해안에 있는 휴양도시, 쏘렌토는 이탈리아 나폴리항 근처의 휴양지 이름을 빌려 왔다.

음악 용어를 차용한 차도 꽤 있다. 엑센트는 ‘음악의 강세’, 쏘나타는 ‘고도의 연주 기술이 요구되는 4악장 형식의 악곡’, 포르테는 ‘강하게’라는 뜻의 음악 용어다. 아반떼는 스페인어로 ‘전진·발전’을, 그랜저는 ‘웅장·장엄·위대함’을, 제네시스는 ‘기원·창시’를 의미한다.

다만 국내 자동차 이름 가운데 순우리말은 찾아보기 힘들다. 옛 대우차 ‘맵시’ ‘누비라’, 쌍용차 ‘무쏘’(무소) 정도가 우리말 이름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차 이름을 지을 때 길게는 몇 달씩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