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자국민과 외국인의 세밀한 개인정보가 담긴 자체 온라인 검색사이트를 만들어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23개 정부기관에 비밀리에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독립언론매체 인터셉트가 25일(현지시간) 폭로했다.
NSA가 만든 자체 검색사이트는 ‘ICREACH’로 세계 최대 온라인 검색사이트 구글을 본떴다. 검색 칸 바로 위에 구글 대신 ICREACH가 쓰여 있는 것 빼고 검색화면부터 구글과 똑같다. IC는 정보기관 모임인 ‘Intelligence Community’의 앞 글자를 딴 것이라고 인터셉트는 전했다. ‘리치(Reach)’는 “∼에 닿다”라는 뜻의 동사다.
ICREACH에 담긴 일반 시민의 개인정보는 8500억건에 달했다. 휴대전화 통화내역, 전자메일 송수신, 인터넷 채팅 내용, 문자메시지,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망라하고 있다. 겉모습만 검색엔진일 뿐 사실상 ‘감시엔진’이었다고 인터셉트는 꼬집었다.
그동안 NSA가 자국민과 외국인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한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를 CIA, FBI 등과 어떻게 공유했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인터셉트는 NSA의 개인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한 뒤 현재 러시아에 체류 중인 에드워드 스노든 전 CIA 직원이 건넨 자료에서 ICREACH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ICREACH는 2007년 운용되기 시작해 2010년에는 CIA, FBI를 비롯해 마약단속국(DEA),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등에 소속된 1000명 이상의 분석요원이 마음껏 접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美 NSA ‘감시사이트’ 통해 CIA·FBI와 개인정보 공유
입력 2014-08-27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