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급증… 가계빚 또 사상최대

입력 2014-08-27 03:39

정부의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방침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가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금융 당국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은 1040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0조4000억원(6.2%) 늘었다. 가계빚이 1년간 60조원 넘게 증가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명목 국민총소득(GDP) 증가율 3.7%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가계신용 증가율이 가계소득 증가율보다 높으면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1분기 중 9000억원 줄었으나 2분기에 다시 16조7000억원 증가하기 시작해 1년3개월째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조8000억원(1.5%) 늘었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8조3000억원 급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경제 여건이나 인구구조 변화, 주택 수급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규모는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가계부채 관리에 큰 위험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로 3분기에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라며 “가계소득 증가 속도에 맞춰 가계부채 증가세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