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최고의 빅매치는 단연 수영에서 박태환과 쑨양의 맞대결이다. 두 선수는 서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수영에서 아시아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영웅이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쑨양은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다.
박태환은 9월 21일부터 26일까지 자신의 이름을 딴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진행되는 수영 경기에서 자유형 100m·200m·400m·1500m와 단체전인 계영 400m·800m와 혼계영 400m 등 총 7개 종목에 출전한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자유형 200m·400m·1500m)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자유형 100m·200m·400m)에서 2연속 3관왕을 차지했던 박태환은 이번에도 다관왕에 도전한다. 특히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쑨양과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쑨양은 이번에 자유형 200m·400m·1500m와 계영 400m·800m에 출전한다.
쑨양은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자유형 400m(3분40초14·아시아 신기록)에서 박태환을 2위로 밀어내고 우승했고, 200m에선 박태환과 공동 2위(1분44초93)를 했다. 자유형 1500m는 세계신기록(14분31초02)으로 금메달을 걸었다. 지난해 박태환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관왕(400m·800m·1500m)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 기록만 보자면 박태환이 다소 유리해 보인다. 주력종목인 400m에서 박태환은 지난 23일 4년마다 열리는 팬퍼시픽 챔피언십 400m 결승에서 3분43초15로 우승하며 대회 사상 처음으로 3연패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올해 국제수영연맹(FINA) 자유형 400m 세계 1위 기록에 해당한다. 팬퍼시픽 챔피언십에 참가하지 않은 쑨양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은 지난 5월 중국수영대회에서 기록한 3분45초12다. 지난해 11월 무면허 운전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일시 박탈당한 쑨양은 지난 3월 징계가 풀린 이후 중국수영대회로 복귀했다. 올 시즌 쑨양이 참가한 유일한 대회다.
200m의 경우 박태환은 지난달 16일 열린 국내 대표 선발전 1분45초25라는 올시즌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1주일 뒤 호주의 토마스 프레이저 홈즈에게 1위 자리(1분45초08·영연방 대회)를 내줬지만 아시아권에서 여전히 최고다. 쑨양은 1분46초04로 박태환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1500m에서는 쑨양이 다소 앞선다. 세계신기록 보유자인의 경우 쑨양은 아직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았던 중국수영대회에서 15분1초22로를 기록했다. 올 시즌 16위로 다소 부진한 편이지만 박태환의 15분3초38보다는 다소 앞선다.
두 선수의 인천아시안게임 맞대결은 쑨양이 얼마나 몸 상태를 얼마나 끌어올렸는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쑨양은 지난 6월 중순부터 두 달 동안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최근 공식 기록이 없어서 쑨양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지만 박태환 측은 쑨양이 지난해 세계선수권 수준의 기량을 되찾았다고 본다.
쑨양 역시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00m 페이스가 런던올림픽 때보다 좋다”고 밝힌 바 있다.
박태환은 인천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호주에서 진행해온 전지훈련을 마치고 26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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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7 0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