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핸드볼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일본에 덜미가 잡혀 동메달에 그쳤다. 안방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생순’의 자존심을 세워 줄 주포는 류은희(24·181㎝)다. 파워와 개인기를 두루 갖춘 류은희는 대표팀의 주전 라이트백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류은희는 인천에서 나고 자랐기에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류은희는 베테랑은 아니지만 굵직한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3위), 2011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11위), 2012 런던올림픽(4위), 2013 세르비아 세계선수권대회(12위) 등에 출전했다. 하지만 금메달과 인연을 맺진 못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은 류은희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난 세르비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한 바람에 성적이 좋지 않아 속이 많이 상했어요. 이번엔 인천아시안게임을 대비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고, 대표팀 분위기도 좋아 예감이 좋아요.”
대표팀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임영철 감독은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한국형 핸드볼’을 완성시키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거 빠른 스피드와 조직력, 기술을 중시했던 임 감독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렸다. 선수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기량 차이를 줄이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선수들의 체력이 좋아지니 예전보다 팀플레이가 더 빨라졌어요. 특히 유럽 강호 노르웨이와 평가전을 자주 치르다 보니 우리 선수들의 실력도 부쩍 좋아진 것 같아요. 동생들(주니어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으니 언니들도 금메달을 따야죠.”
류은희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 4월 대한핸드볼협회와 노르웨이핸드볼협회는 양국의 핸드볼 교류 활성화를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대표팀은 지난 6월 치른 노르웨이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왼손잡이인 류은희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능력과 점프슛이 일품이다. 체구가 좋은데다 슛을 던지는 속도도 빨라 막기가 까다로운 선수다. 중앙 수비를 책임지는 류은희는 신체조건이 좋은 상대 피봇과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는다.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한 류은희는 유럽 클럽들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류은희는 인천아시안게임이 안방에서 열리기 때문에 더 긴장된다고 했다.
“쉽게 생각하는 팀은 없어요. 특히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유럽 스타일의 경기를 하는 카자흐스탄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긴장하고 있는 류은희지만 후배들에겐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경기를 하라”고 충고한다고 했다.
류은희에겐 작은 바람이 하나 있다. “런던올림픽 4강전 때 노르웨이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 주눅이 들어 우리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어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선 국민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 우릴 응원해 주면 더 힘이 날 것 같아요.”
중국, 태국, 인도와 함께 A조에 편성된 한국은 9월 20일 인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인천의 ★! 그대-① 여자핸드볼 류은희] ‘우생순’ 자존심 세워 줄 왼손잡이 주포
입력 2014-08-27 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