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주님이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성경을 “풀어 주실 때에”(32절) 저들의 마음이 뜨거웠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성경은 성경의 주인공이신 주님이 말씀하시고 정확하게 해석하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종교개혁자들도 이런 뜻에서 “성경은 성경 스스로 해석한다(Scriptura Scripturae Interpres)”고 하며, “오직 성경만!(Sola Scriptura)”을 외칩니다. 어째서 성경만이 최고의 권위일까요. 또 성경적인 성경해석이란 무엇일까요.
첫째, 성경의 권위는 성경 스스로 최고의 권위임을 전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임을 증명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그 ‘전제’가 성경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엔 인간 지성의 자율성에 머물거나 율법주의 혹은 반율법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만일 성경의 권위가 성경 자체가 아닌 어떤 ‘다른 무엇’에 의해 증명되거나 확인된다면 그 ‘다른 무엇’이 성경보다 더 권위를 갖게 됩니다. 그렇다면 성경의 권위는 절대적이지 못할 것입니다.
둘째, 최선의 성경해석 방법은 순종입니다. 성경은 먼저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시며 인간을 위해 무엇을 하시는가를 계시합니다. 다음으로 위 사실을 깨닫고 믿고 의지하는 삶의 현장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통해 사람이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보여줍니다. 성경을 읽을 때는 “마음을 뜨겁게 하시는 주님”(눅 24:32)께 그 본문에 나타난 혹은 암시된 ‘주어’가 하나님이심을 발견하도록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이런 뜻에서 기도와 말씀은 하나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이루실 때 대개 피조물 중 특히 인간을 도구로 사용하십니다. 자신도 언제나 사용되기를 소원하는 태도가 순종입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서 하나님은 ‘제1원인’,그분의 도구인 사람은 ‘제2원인’이라 부릅니다. 바울은 죄수의 신분으로 로마로 가게 됐으나, 도중에 풍랑을 만나 위험에 처했습니다. 그때 바울은 하나님께서 자신과 배에 있는 모두를 살리시겠다고 하신 약속(행 27:22)을 믿고 저들을 위로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항해에 경험 있는 사공들이 도망코자 할 때 “저들이 배에 있지 않으면 모두 구원을 얻지 못할 것 같아”(행 27:31) 사공들의 도움을 청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인간(사공)의 도구됨을 통해 이루어진 구체적 사건입니다. 성경은 이런 의미의 사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셋째, 성경해석 방법은 대략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하나는 인간의 생각이나 경험의 잣대로 성경 ‘안으로’ 들어가 해석하려는 방법입니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서 신앙과 삶의 원리를 찾아내려는 것으로서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신(exegesis)’ 사실”(요 1:18)에 근거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구속사적 전제 혹은 관점이라 부릅니다.
성도 여러분, 한국교회가 부흥할 때 교회마다 사경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요 14:26)
림택권 목사 (성경적성경연구원원장)
[오늘의 설교] 오직 성경만!
입력 2014-08-27 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