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원전 가동중단 사태 벌어졌다

입력 2014-08-26 05:21
25일 오후 부산에 물 폭탄이 쏟아져 원전이 가동을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오후 3시54분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원전 2호기의 가동을 수동으로 정지했다. 터빈을 돌리는 고온의 증기를 식히려고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취수건물이 침수하는 바람에 취수펌프가 자동으로 멈추자 서둘러 안전조처한 것이라고 한수원 측은 밝혔다.

취수펌프는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인 건물 지하에 설치돼 있고, 이 펌프의 침수를 막기 위한 배수펌프가 제 기능을 못했다는 설명이다.

187㎜의 많은 비가 내린 기장군에는 오후 2시30분부터 시간당 117.5㎜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빗물이 취수건물로 과다하게 유입됐고 배수펌프가 건물 밖으로 충분히 물을 퍼내지 못했다고 한수원 측은 설명했다.

한수원 측은 유입된 빗물이 배수펌프의 용량을 초과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배수펌프 고장으로 작동을 안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고리 2호기 취수건물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고리 1호기의 취수건물에는 침수피해가 없었다. 이 때문에 침수 대책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수원 측은 또 집중호우에 따른 원전시설 침수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지진해일(쓰나미)에 따른 침수를 막으려고 바다에 인접한 고리 1·2호기 해안 방벽을 대폭 보강했다.

두께 15∼50㎝, 높이 7.5∼9m로 세웠던 해안 방벽 2㎞를 두께 1.85m, 높이 10m로 보강했다.

또 고리 1·2호기 입구에 대형 방수문을 설치했다. 그러나 폭우에 속수무책이었다. 폭우로 원전이 멈춰선 것은 처음이다. 또 원전 본부 건물에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리 2호기는 1983년 7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가압경수로형으로 설비용량 65만㎾다.

한수원은 취수건물의 배수작업을 한 뒤 안전점검에서 이상이 없으면 고리 2호기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