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78·사진) 전 대우그룹 회장이 1년5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이 15년 전에 있었던 대우그룹 해체와 관련해 육성 증언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옛 대우그룹 임직원 모임인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26일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특별포럼’을 연다. 대우그룹 해체 관련 비공개 증언을 담은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출간에 맞춰 이뤄지는 행사다. 대화록을 집필한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도 참석해 특강을 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도 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 머물던 김 전 회장은 지난 주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이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공개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 3월 22일 열린 대우그룹 창립 46주년 기념식이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 관계자는 “현재 김 전 회장이 강연 중간에 대우 가족들에게 인사말을 전하는 정도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별포럼에는 대우 출신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이달 초 포스코 중식당에서 예비모임을 갖고 이번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판 기념행사도 갖는다. 대화록은 신 교수가 4년간 서울과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김 전 회장을 20여 차례 만나 가진 인터뷰를 토대로 집필했다. 김 전 회장은 대화록에서 대우그룹 해체가 김대중정부 시절 경제 관료들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기획 해체론’을 제기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경제정책을 놓고 경제 관료들과 대립하면서 자신과 대우그룹이 밉보인 결과라는 주장을 폈다.
또 대화록에는 대우그룹 창업과 성장에 얽힌 비화와 함께 김 전 회장의 세계경제에 대한 통찰과 한국 경제·기업에 대한 조언 등이 담겼다. 재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육성 증언이 나오면 대우그룹 해체를 둘러싼 공방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김우중 前 회장, 대우 해체과정 육성증언 할까
입력 2014-08-26 0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