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로드웨이가 인정한 뮤지컬 ‘원스’가 라이선스 형태(외국의 대본과 음악을 번안해 국내 배우와 스텝을 중심으로 제작)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아시아는 물론 비영어권 최초의 진출이다. 원스는 2012년 초연 직후 그해 미국 최대 공연상인 토니상에서 베스트 뮤지컬상, 연출상 등 8개 부문을 석권했다.
2006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된 동명의 인디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는 거리의 기타리스트 ‘가이’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걸’의 운명적 만남을 어쿠스틱 음악으로 표현한다. 음악 영화의 대표작으로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았고, 영화의 OST도 유명해 국내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원스’. 뮤지컬로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지 기대감이 높다.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광림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캐스팅이 발표됐다. 남자 주인공 ‘가이’역에 가수 겸 배우 윤도현(42)과 이창희(34)가, 상대역 ‘걸’에는 전미도(32)와 박지연(26)이 이름을 올렸다. 윤도현은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어서 데뷔 후 처음으로 오디션도 봤다”며 “오랫동안 기타연주를 해왔는데 이번 작품을 위해 다시 기타 레슨을 받고 있다. 한국인 감성에 잘 맞게 표현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메이드 인 브로드웨이’ 작품이지만 화려한 쇼를 선보이는 브로드웨이식 문법에선 벗어난다. 일단 오케스트라가 없다. 대신 출연자 모두 무대 위에서 악기를 연주한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소박한 술집이 세트의 전부다. 기타, 피아노, 아코디언, 만돌린과 첼로, 바이올린 등 십여 가지의 악기를 사용해 따뜻하고 쓸쓸한 아날로그적 느낌을 고스란히 전한다. 대표곡 ‘폴링 슬로우리(Falling Slowly)’는 꾸준히 사랑받는 팝음악 중 하나로 이번 작품에서도 가장 기대되는 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캐스팅 단계부터 연기와 춤, 노래와 악기 연주까지 완벽히 준비된 배우를 고르기 위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국내협력연출을 맡은 김태훈 감독은 “무대와 객석 간 거리를 최소화해 함께 꾸며가는 무대를 만들겠다”며 “눈으로 보는 공연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무대가 꾸며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인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대표는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뮤지컬”이라며 “연극적 연출과 배우들의 실력으로 훌륭한 공연을 만들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원스는 12월 14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브로드웨이 스타일 깬 브로드웨이 뮤지컬‘원스’ 비영어권 최초로 한국 무대 오른다
입력 2014-08-27 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