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하천에서 25일 오후 시내버스가 휩쓸리면서 다수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것은 폭우 속에 무리한 운행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규노선을 벗어나 농로로 버스를 운행하다 불어난 하천의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버스회사 측이 무리한 운행을 강요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진동면과 인곡리 구간을 왕복하는 환승버스인 이 버스는 사고가 난 시간 진동에서 인곡리 방면으로 운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지점의 특수한 상황으로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을 뿐 버스에 타고 있던 운전사와 승객 등 나머지 실종자는 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 현장이 바다와 불과 500여m 떨어져 있어 실종자가 거센 물살에 휩쓸렸다면 바다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직후 해경을 비롯해 진동면 일대 어선 등 20여척의 선박이 긴급 수색작업에 나섰으나 아직 성과가 없는 상태다.
이날 하루에만 300㎜에 육박하는 폭우가 내리면서 덕곡천과 바닷물이 흙탕물로 바뀐 것도 수색작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사고지점 주변에는 150여명의 인원과 펌프차, 구급차 등 10여대의 장비가 투입돼 실종자 수색을 벌이는 한편 버스 인양을 시도하고 있다.
현장에 차려진 종합상황본부는 사고버스에 운전기사 정모(55)씨와 승객 등 4∼6명이 타고 있었다는 목격자의 말을 참고해 수색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시내버스는 고속버스나 선박과 달리 불특정 다수가 수시로 타고 내리기 때문에 구체적인 탑승 인원을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
마산중부경찰서는 25일 오후 6시쯤 버스 운전석 쪽에서 블랙박스 1대를 확보했다.
경찰은 블랙박스 내용을 복원하면 사고 당시 버스에 승객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 블랙박스를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넘겨 복원, 분석할 예정이다.
경찰 측은 "기기가 물에 젖어 복원과 분석을 끝내는 데 며칠이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블랙박스 영상이 복원되면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버스회사 측도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블랙박스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향후 대응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창원 버스 급류 사고 왜… 정규노선 벗어나 농로 운행하다 불어난 물에 휩쓸린 듯
입력 2014-08-26 05:19 수정 2014-08-26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