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과의 전쟁’ 국민일보 적극 보호해야

입력 2014-08-26 03:52
한기총이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한 신학대 교수들이 25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소 의미를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구(합동신대) 박문수(서울신대) 이은선(안양대) 교수, 박형용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총장, 허호익(대전신대) 김영한(서울신대) 안명준(평택대) 교수.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의 이단 해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제기됐다가 1심에서 승소한 신학대 교수들이 이단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엄정한 대처를 촉구했다.

박용규(총신대) 박영환(서울신대) 이은선(안양대) 허호익(대전신대) 이승구(합동신대) 교수 등은 25일 170명의 신학교수를 대표해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판결의 의의와 종교비판의 자유, 이단의 우회적 침투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8월 22일자 29면 참조). 또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된 국민일보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이들 교수는 “서울중앙지법은 성명서를 통해 한기총의 이단해제를 비판한 교수들의 행위가 종교적 표현 및 종교 비판의 자유에 해당된다고 전제했다”면서 “종교비판의 자유가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보다 고도의 보장을 받는다고 판결한 것은 종교적 비판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고 그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방과 한국전쟁의 혼란기를 틈타 비정상적으로 번성한 기독교 이단들의 아류가 교묘하게 정통 기독교 교단에 침투해 기독교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다락방전도협회가 예장개혁 총회 가입을 통해 기독교 연합단체에 우회 침투한 것은 기성교계 침투의 새로운 형태로 엄정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한기총이 이번 소송 진행 중에도 박윤식씨에 대한 이단 규정을 해제하는 등 한국교회에 신학적 혼란을 초래하는 커다란 해악을 끼쳤다”면서 “이런 무분별한 이단해제에 대해선 한국교회가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하나님의교회의 접근방법, 폐해, 대처방안 등을 기사화했다가 피소된 국민일보에 대한 한국교회의 지원과 관심도 부탁했다. 박용규 교수는 “최근 이단들이 한국교회에 무차별적인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이단에 대한 비판을 원천 봉쇄하려 하고 있다”면서 “하나님의교회가 국민일보에 6억4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이단에 맞서는 신학교 교수들과 정직한 보도를 통해 이단의 피해를 막고자 앞장서는 국민일보에 관심을 갖고 보호와 협력,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총은 이에 대해 “신학교수들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결과와 별도로 법원이 한기총에 대해 독자적인 이단판정 권한을 갖고 있다고 밝힌 부분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