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는 배우로, 극단에서는 연출가로, 교단에서는 연기 지도자로 지난 30년간 종횡무진 달려온 ‘연극계 대모’ 한양대 연극영화과 최형인(65·사진) 교수가 오는 29일 교편을 내려놓는다. 그동안 연극 ‘사천의 착한 여자’ ‘한여름 밤의 꿈’ ‘러브레터’ 등의 작품을 남겼고 설경구 유오성 장동건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
최 교수는 25일 “정년퇴임 이후 석좌교수로 매주 8시간씩 강의하고 작품 활동도 하겠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려고 했지만 학생들이 눈에 밟힌다”고 말했다. 은퇴 직후엔 한양공연예술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 극단 ‘해’와 공동으로 연극 ‘칠호랑 찌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은 노동에 매몰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꿈과 욕망을 실현하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다룬다. 배우들이 문제의 절정까지 보여주면 결론은 관객이 참여해 즉석에서 연기하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토론연극 형식이다. 오는 10월부터 서울시 7개 외국인근로자센터와 한양레퍼토리극장에서 공연된다.
최 교수가 추구하는 연극은 일상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주제의 연극이나 어렵고 교훈적인 내용이 아니라 관객들이 평소 잊고 있던 인간의 사랑을 주제로 담는다. 최 교수는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1990년 연출한 ‘사천의 착한 여자’를 꼽았다. 최 교수는 “극장은 도를 닦는 도장이고, 연극은 우리의 영혼을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려주는 작업”이라며 “앞으로도 연극을 통해 뜨거운 열정과 따스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연극계 대모’의 식지않는 열정
입력 2014-08-26 03:52 수정 2014-08-26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