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북부에 이어 시리아 동북부까지 파죽지세로 점령지역을 넓히고 있다. AP통신, BBC방송 등은 24일(현지시간) IS가 시리아 동북부에 남은 최후의 정부군 공군기지를 장악했다고 전했다.
IS 수중에 떨어진 시리아 라카주(州) 타브카 공군기지에는 2개 비행중대와 다수의 헬기, 탱크 등 무기 외에 대규모 탄약 저장고가 있다. 지난달과 2주 전에 각각 라카주 내 군사기지를 모두 빼앗겨 정부군에 남은 마지막 전략거점이었다. IS는 수주간 공략했으며 800여명의 정부군도 필사적으로 항전했지만 실패했다.
IS는 기지 장악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 정부군 병사의 잘린 목을 광장에 걸어놓는 잔학성을 드러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전에도 기지를 빼앗은 후 군 사령관과 친정부 민병대원들을 참수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19일 이래 IS 대원 최소 346명과 정부군 17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IS는 후퇴하던 150여명의 정부군 병사를 생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점령으로 IS가 지금껏 닿지 못했던 시리아 서부 하마지역으로 진출할 길이 열리게 된 점이 우려된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서방 정보 당국은 IS의 실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적했다. IS 규모를 놓고도 이라크 정보 당국은 총 5만명, 미국은 약 1만명, 영국은 수천명으로 보는 등 제각각이다. 지난달 IS의 칼리프(최고지도자)를 자처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동영상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핵심 인물도 파악하지 못했다. FT는 IS 장악지역의 선언문 서명과 소셜미디어 등을 분석한 결과 IS가 이원적 통치구조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와 연계성도 제기되지만 확실하진 않다. 이날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격인 ‘알누스라 전선’은 지난 2년간 억류해온 미국인 기자 피터 테오 커티스를 갑자기 석방했다.
이를 두고 알누스라 전선이 IS와 동일 조직이 아님을 알리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임스 폴리 기자를 참수한 IS에 대해 미국이 대대적인 공격을 선언하자 IS와 상관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커티스 석방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알누스라 전선과 IS는 원래 단일 조직이었으나 이념과 전술 차이로 결별했다”면서 “이후 IS의 라이벌 격인 알카에다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IS 세확장… 시리아 동북부 점령
입력 2014-08-26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