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본격 시작됐다. 대부분 기업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획일화된 스펙 위주 평가에서 벗어나 인문학적 소양이나 역사에 대한 인식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현대·기아차그룹은 27일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취업 지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올 하반기 3430명을 선발하는 현대차는 작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부터 그룹 차원에서 개발한 인적성검사인 HMAT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HMAT 항목 중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사에세이를 출제하기로 확정했다. 또 자기소개서에 사진, 가족사항, 해외거주경험 등 직무와 무관한 13개 항목을 삭제하고, 면접에서 영어회화능력 평가를 강화하는 등 채용형식에 변화를 줬다.
올 하반기 가장 많은 4000∼50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삼성그룹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대졸 신입사원 공채 절차를 시작한다.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는 10월 12일 실시하기로 했다. 삼성은 올해 초 서류전형을 부활하고 대학별로 특화된 인재들을 추천받기 위해 대학총장 추천제를 시행하려다 여론의 역풍을 맞고 전면 백지화했다. 이 때문에 공채 제도에 큰 변화는 없다. 다만 SSAT에서 인문학 지식을 묻는 질문들의 비중을 높이고 종합적인 사고를 측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험의 변별력을 높일 계획이다.
하반기에 2000명을 선발할 계획인 LG그룹은 다음 달 1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한다. 특히 하반기부터 채용제도를 바꿔 그룹 내 3개 계열사까지 중복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원자에게 다양한 입사 기회를 부여하고, 그룹 차원에서 우수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그룹도 다음 달 1일부터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들어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1000명을 채용한다. SK는 다음 달 17∼18일 ‘SK 탤런트 페스티벌’을 열어 구직자에게 채용정보를 제공한다. 또 이 기간 구직자가 보유한 끼와 역량을 자유롭게 보여주는 ‘역량 프레젠테이션’도 함께 실시한다. 우수 발표자에게는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준다.
계열사별로 대졸 신입 공채를 시행하는 한화그룹을 비롯해 금호아시아나그룹, 포스코 등은 다음 달 중에 신입사원 선발에 나선다. 필기시험이 없는 한화는 2∼3차례 심층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포스코는 특허 자격 보유자나 국내외 공모전 수상자 등을 채용에서 우대한다. 다음 달 2일 지원서 접수를 시작하는 롯데그룹은 하반기 여성 합격자 비율을 40%까지 높이기로 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스펙’ 벗어나 ‘인문학적 소양’ 본다
입력 2014-08-26 0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