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더 자고 나오니 몸이 가뿐한 것 같아요.” “아침 시간이 한결 여유로워졌어요.” “하교 뒤 학원 시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에요.…”
9시 등교를 처음 시행한 25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여중 정문과 후문에서 만난 학생들은 대체로 활기찬 모습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특히 자신들이 제안한 정책이 시행되는 데 대해 신기해하면서 즐거워했다.
의정부여중은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 시행에 맞춰 이날 처음으로 등교시간을 변경했다. 원래 오전 8시30분 등교, 8시40분 1교시 시작이었던 학교일정이 오전 9시 등교, 9시10분 1교시 시작으로 30분씩 늦춰졌다.
4명이 어울려 교문을 들어서는 3학년생들을 붙잡고 등교시간이 바뀐 데 대해 묻자 3명은 ‘좋다’는 반응이었고, 1명은 ‘좋긴 한데 걱정도 된다’는 답변이었다. 한 학생은 “이거 우리가 제안해 성사된 거예요”라며 폴짝폴짝 뛰기까지 했다.
9시 등교 정책은 의정부여중 3학년 학생들이 지난 6·4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렸던 정책 제안에서 비롯됐다. 그들은 당시 9시 등교가 좋은 이유로 건강한 아침식사 하기, 적절한 수면시간 보장, 학습 부담 낮추기 등을 꼽았다.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 14일 2학기 9시 등교 시행계획을 공식 통보했고, 학교 측은 학생 교사 학부모 ‘3주체’의 의견 수렴을 거쳐 마침내 첫 시행에 들어갔다. 찬성률은 학생 70.9%, 교사 74.5%, 학부모 66.7%로 나타났다.
시행 첫날 소수이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평소처럼 일찍 등교한 20여명 가운데는 “학교가 30분 늦게 끝나면 학원에 지각하기 십상”이라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과 생활리듬이 어긋나게 생겼다”며 걱정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충익 교장은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상담실이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면서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학생들을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정부=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학생들 “아침이 여유로워졌어요” 9시 등교 첫 시행 의정부여중
입력 2014-08-26 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