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

입력 2014-08-26 03:22

인간의 내면적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와 반대 개념인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입니다. 플라시보 효과는 ‘마음에 들게 하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됐는데 위약(가짜 약)을 환자에게 투여해 발견한 현상을 말합니다. 가짜 약을 투여했는데도 심리적 효과로 인해 환자의 상태가 실제로 좋아지는 현상을 플라시보 효과라고 합니다.

노시보 효과는 ‘해를 끼친다’는 라틴어에서 유래됐는데 환자들이 의사로부터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듣게 되면 절망에 빠져 쉽게 삶의 의지를 포기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실제로는 아무런 의학적 상관관계가 없는데도 부정적 감정이 머리를 들 때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됩니다. 인간의 삶에서 희망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3년을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지냈던 생존자 빅터 프랭클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갇혔습니다. 부모 형제 아내는 수용소에서 죽거나 가스실로 보내졌습니다. 그 안에도 절망으로 먼저 죽어가는 사람이 있었고, 반대로 희망으로 살아남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신도 원고를 빼앗기고 죽음을 기다리는 상황에 놓였지만 그 모든 과정을 기록하겠다는 열망으로 견뎌냈습니다. 그는 그 지옥 같은 경험을 통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이라고 역설합니다. 희망이 절망을 이기는 삶의 이유가 된다는 뜻입니다.

시편을 기록한 사람들은 여러 형편과 사정 속에 시를 기록했습니다. 적군에 쫓길 때, 여호와께서 원수들의 손에서 건져주셨을 때, 다윗이 그의 아들 압살롬을 피할 때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34편은 특이하게도 ‘다윗이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하다가 쫓겨나서 지은 시’라고 돼 있습니다. 일국의 왕이었던 다윗이 변방의 왕 아비멜렉 앞에서 목숨을 구걸하며 침을 흘리고, 비틀거리며 미친 것처럼 행동했다는 것입니다. 체면도 염치도 모두 숨기고 실성한 듯 행동했던 것입니다. 왜일까요. 목숨이 아까워서였을까요. 아니었습니다. 다윗의 앞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어떤 환경이든 그의 눈앞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시편 51편 4절을 보면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주께서 말씀하실 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주께서 심판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다윗은 우리아 장군의 아내 밧세바를 범했을 때도 주께만 범죄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전쟁에서 백전백승할 때도, 범죄하여 면목 없을 때에도 그의 눈앞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비록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하다가 쫓겨났지만 그는 말하기를 “내가 여호와를 항상 송축함이여 내 입술로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내 영혼이 여호와로 자랑하리니 곤고한 자들이 이를 듣고 기뻐하리로다 나와 함께 여호와를 광대하시다 하며 함께 그의 이름을 높이세 내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내게 응답하시고 내 모든 두려움에서 나를 건지셨도다”(시 34:1∼4)라고 신앙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어떤 형편, 어떤 환경 속에서도 다윗이 살아야 할 이유가 하나님이었던 것처럼 우리가 오늘 살아야 할 이유도 오직 하나님이어야만 합니다.

김진하 목사(서울 예수사랑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