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도 '얼음물 샤워 캠페인(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 바람이 불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국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22일 당 연찬회장에서 얼음물 샤워를 했다. 앞서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이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박승일 전 농구 국가대표로부터 지명을 받아 정치인 1호로 참여했고, 나경원 의원이 한국스페셜올림픽위 회장 자격으로 얼음물을 뒤집어썼다. 김 대표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23일 지역구인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어 다음 주자로 같은 당 박영선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를 지목해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제대로 된 후속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데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유가족들이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보여주기 식 이벤트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새정치연합 박홍근 의원은 24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취지와 아이디어는 참 좋다. 하지만 국상 수준의 한국에서는 때가 맞지 않다. 제발 조용히 기부만 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정가에도 ‘얼음물 샤워’ 바람
입력 2014-08-25 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