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시민들의 후원금 모아 국내 첫 뇌성마비 직업재활센터 문 연다

입력 2014-08-25 03:33

국내 첫 뇌성마비 장애인 전문 직업재활센터가 정부 지원 없이 시민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낸 후원금만으로 문을 열게 됐다.

사단법인 한국뇌성마비복지회는 오는 10월 서울 영등포구에 뇌성마비 장애인 전문 직업재활센터(조감도)를 개관한다고 24일 밝혔다. 지하 1층, 지상 7층 높이의 이 건물은 지난 8월 준공을 마치고 내부 공사 중이다. 미끄럼 방지 등 특수 기능을 갖춘 시설들로 장애인들의 편의와 안전에 신경을 썼다. 건물 구입비와 공사비 등으로 100억여원이 들었지만 정부 지원금은 한푼도 들어가지 않았다. 모든 비용은 지난 37년 동안 복지회를 꾸준히 후원해 온 민간 회원들의 기탁금으로 마련됐다.

뇌성마비 장애인들은 이곳에서 취업 상담을 받고 일도 하게 된다. 건물 1층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카페가 차려진다. 2, 3층에는 차량용 블랙박스 등 IT 기기를 조립·포장하는 보호 작업장이 생기고 4층에는 도예·칠보 공예 공방인 사회적기업 ‘꿈을 일구는 마을’이 들어선다. 이 밖에 장애인들을 위한 치과와 통증치료실도 생긴다.

복지회는 출퇴근 거리가 멀어 통근이 어려운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생활지도교사와 함께 살 수 있도록 구로구 온수동에 공동생활가정도 마련했다.

센터장을 맡게 된 박세영 복지회 사무국장은 “건물의 정식 명칭은 공모 중이지만 아무리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뇌성마비 장애인들에 빗대 ‘오뚝이회관’이라는 애칭이 붙었다”며 “이 센터가 장애인들에겐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는 곳, 지역주민에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