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 첫 경찰청장이 취임하면서 경찰 조직 내부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강신명(50·경찰대 2기·사진) 경찰청장이 25일 취임식 이후 진행할 대규모 조직개편이 내부 변화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청장 인사청문회가 열리던 지난 21일 이인선(53·경찰대 1기) 경찰청 차장은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이 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경찰대 후배인 강 청장이 취임하면 (선배로서)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퇴직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이 차장은 이성한 전 경찰청장의 사퇴 이후 신임 청장 자리를 놓고 강 청장과 경합을 벌였다.
경찰 조직은 그동안 검찰이나 다른 공무원 조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수 의식’이 약했다. 간부후보생과 순경·고시·경찰대 출신이 뒤섞여 있어 저마다 공직 입문 시기가 다른 데다 각자 특화된 업무 분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기수로 서열을 따지는 게 무의미했다.
그러나 강 청장이 등장하면서 다른 경찰대 출신 고위직들이 검찰처럼 기수 문화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후배 기수가 승진하면 선배 기수가 사퇴하는 것은 검찰의 오랜 관행이다.
강 청장은 청문회에서 “능력과 자질을 중심으로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간부후보생이 장악하던 경찰 내부에서 경찰대 출신의 목소리가 커지면 ‘출신’에 따른 조직 분열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청장직 후보로 오르내렸던 다른 치안정감들이 줄줄이 명예퇴직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금형 부산청장(순경 출신), 안재경 경찰대학장, 최동해 경기청장(이하 고시 출신) 등이다. 경찰대 1기의 거취도 주목된다. 백승엽 경찰청 보안국장, 황성찬 대구청장, 김호윤 강원청장, 장전배 광주청장, 김덕섭 제주청장 등 경찰대 1기 70여명이 현재 주요 고위직에 포진해 있다.
차기 인사는 추석 명절 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24일 “치안정감 승진 후보자와 계급 정년 대상자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경찰대 출신 첫 수장… 경찰 조직 요동
입력 2014-08-25 0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