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 발표 이후 한 달간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소유자들이 가장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 초과 주택과 재건축 단지가 매매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결과 지난달 24일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이후 지난 22일까지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 서초구(0.51%)로 나타났다. 이어 강남구(0.38%) 강동구(0.36%)가 2∼3위를 기록했다.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0.17%)을 2∼3배 웃돈다.
이들 지역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6억원 초과 아파트와 정부 정책에 민감한 재건축 단지가 많아 규제 완화 효과를 크게 본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인 서초구 반포 주공, 강남구 개포 주공, 강동구 둔촌 주공의 매매가격은 규제 완화 발표 이후 2000만∼5000만원 올랐다. 서울 전체로는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폭(0.50%)이 일반 아파트(0.11%)의 5배에 육박했다.
다만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 전체 평균보다 낮은 0.13% 오르는 데 그쳤다. 잠실 주공5단지 등 재건축 단지는 3000만∼4000만원 올랐지만 잇따르는 싱크홀 문제로 일반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제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밖에선 관악구(0.28%)가 크게 올랐고 중구(0.19%)도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나머지 20개구는 평균을 밑돌았다. 영등포구(-0.02%) 강서구(-0.08%) 용산구(-0.10%) 구로구(-0.17%)는 새 아파트 입주 여파 등으로 하락했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0.08%, 0.12% 올랐다. 수도권 전체로는 0.13% 상승했다.
경기에선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려 있는 과천과 광명(각각 0.20%)이 가장 많이 올랐다. 용인(0.17%) 의왕(0.14%) 안양(0.11%) 평택(0.09%) 등도 상승세를 보인 반면 광주 군포 오산 시흥 등은 소폭 하락했다. 1기 신도시 중에선 분당(0.18%)이 가장 크게 올랐다. 평촌과 산본은 각각 0.11% 상승했다. 일산과 중동은 각각 0.03%, 0.04% 오르는 데 그쳤다. 인천에선 중구(0.35%) 연수구(0.22%) 부평구(0.21%)가 크게 올랐고 나머지 지역은 변동이 거의 없었다.
주택거래 시장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근 호가가 오르면서 일부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섰고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오름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새 아파트 공급도 계속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거래량은 늘겠지만 기존 주택의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7·24 대책’ 한 달… 부동산 시장, 강남권 가장 신났다
입력 2014-08-25 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