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두둑한 상여금과 귀향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나눠주는 것도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반면 중소기업은 첫 시행되는 대체휴일제조차 적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대다수여서 대조를 이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전 임직원에게 귀성여비 명목으로 기본급의 100%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지급한다. 특히 경제활성화와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300억원어치 전통시장 상품권도 구매해 임직원 및 협력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봉제가 적용되지 않는 대리 이하 사원에게 통상임금의 절반 정도를 상여금으로 준다. 이와 별도로 사원 전체에게 80만원의 귀향비도 지원한다. 유류비, 재래시장 상품권 또는 사이버머니도 들려 보낸다. LG그룹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기본급의 100%를 추석 연휴 전날 정기상여 형태로 지급한다. 전통시장에서 사용 가능한 온누리 상품권도 구입해 직원에게 제공한다.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는 르노삼성자동차는 진행 중인 임단협이 추석 전 타결될 경우 격려금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쌍용차는 현장직 사원에게 정기상여금의 50%를 상여금으로 주고 전 직원에게 2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선물세트도 나눠준다. 효성그룹은 평가에 따라 기본급의 최대 100%에 달하는 상여금을 차등 지급한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계열사 대부분의 실적이 부진한 SK그룹은 계열사에 따라 상여금 없이 선물만 지급하기도 한다. 한화그룹도 특별상여금이나 선물 지급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은 대체휴일제로 늘어난 추석 연휴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902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2014 추석자금 수요 조사’를 진행한 결과 ‘추석 연휴에 5일 이상 쉰다’고 답한 기업은 14.1%에 불과했다. 4일이라는 응답이 66.1%로 가장 많았고, 3일은 9.6%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대체휴일제 도입 당시 공공 부문에 우선 적용키로 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당시 정부는 “민간 부문도 휴무를 관공서 휴무에 관한 규정으로 준용하도록 돼 있어 대체휴일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노동계에서는 “대·중소기업 간 ‘휴일 양극화’가 도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대기업 “한가위만 같아라”
입력 2014-08-25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