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이슬람국가(IS)'의 대원 '영국인 존'이 실제로 런던 출신 전직 래퍼인 영국인 압델-마제드 압델 바리(23)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폴리 참수 이후 강경 기조가 확산되면서 IS 척결을 위한 시리아 내전 개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나섰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영국 국내정보국(MI5)과 국외정보국(MI6)이 '영국인 존'의 정체를 파악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력한 용의자인 바리는 런던 서부 메이다베일 출신으로 동영상에 등장하는 IS 대원과 억양, 체구, 피부색이 비슷해 수사 당국이 주목해 왔다. 그는 최근 시리아에서 잘린 머리를 들고 있는 테러리스트 사진을 IS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선데이타임스 기고문에서 "폴리를 참수한 영국인 대원이 영국인들을 완전히 배반했다"면서 "극악무도한 가해자를 영국이 키워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개탄했다.
영국 정보기관과 경찰은 한 달에 20명 정도의 영국인 극단주의자가 IS에 합류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국 출신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부상함에 따라 영국 정부는 반(反)지하디스트법을 추진키로 했다. 관련 단체와 종교지도자의 포교 등 공개 활동을 금지하고 대응 기구를 설치해 가입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지하디스트의 위협은 앞으로 수십년간 영국을 괴롭힐 것"이라며 "이들과 싸워 이기려면 법적 권한과 수단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제2의 이라크전'을 피하기 위해 확전을 경계해온 미국이 시리아를 기반으로 하는 IS를 근본적으로 척결하기 위한 해법 마련에 착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미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새로운 대(對)테러 전략에 따라 IS에 대한 군사작전을 위한 의회 승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알카에다와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을 대상으로 내려진 바 있는 이 승인이 이뤄진다면 해외에서의 무제한 군사력 사용에 관한 법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지난 21일 "시리아에서 IS를 공격하지 않고도 소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노(NO)"라며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양쪽에서 함께 공격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보복테러 위협이 있거나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국경에 제한을 받지 않고 직접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WP는 미국의 정보력이 시리아 공습을 단행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IS의 세력 확산에 주변 중동 국가들도 대응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5개국은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IS 확산 및 시리아 내전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외무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미국 기자 참수 IS대원은 영국인… 전직 래퍼”
입력 2014-08-25 0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