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AG ‘티켓팔이’에 동원된 아이돌… 개·폐회식이 콘서트로 전락하나

입력 2014-08-25 03:48
지난해 2월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로 선정된 그룹 JYJ. 이후 개·폐막식 출연진으로 이름을 올리지 못해 논란을 빚다가 최근 개막식에서 공식 주제가를 부르는 것으로 결정됐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친절한 쿡기자] ‘김수현 엑소 싸이를 한자리에서 만난다.’

다음 달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입장권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의 홍보 문구입니다. 이상합니다. 보통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개·폐회식은 그 나라의 역사, 전통 그리고 미래를 문화 행사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홍보 문구만 보면 콘서트 제목 같습니다.

“결국 티켓 팔려는 거 아닙니까.”

최근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로부터 들은 얘깁니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아이돌을 ‘티켓팔이’로 동원했다는 비판인 것이지요.

이 같은 비난은 조직위가 아시안게임 홍보대사인 그룹 JYJ와 ‘불편한 동거’를 하면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JYJ는 지난해 2월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공식 주제가를 부르고 해외 프로모션 행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1일 열린 조직위 기자회견에선 JYJ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직위가 발표한 개·폐회식 출연진 명단에도 JYJ 이름은 없었습니다. 기자회견엔 그룹 엑소의 시우민과 첸이 나왔습니다.

JYJ 소속사인 씨제스 측은 홍보대사로 계약할 당시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담당자들이 JYJ의 개·폐회식 출연과 피날레 무대를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직위 관계자는 “고려하겠다는 뜻일 뿐”이라며 씨제스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JYJ 팬들은 조직위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기획사들은 조직위가 티켓팔이에 유리한 스타들을 앞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조직위는 JYJ가 개막식에서 공식 주제가를 부른다고 했습니다. 여전히 찝찝합니다. 개회식에서 공식 주제가는 부르지만 피날레 무대엔 가수 싸이가 서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조직위가 예산 문제 때문에 무리수를 둔 거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시다시피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끝나면 늘 적자 얘기가 나옵니다. 인천아시안게임도 적은 예산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개·폐회식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총 250억원어치의 티켓을 팔아야 합니다. 경기장 티켓으로 벌 수 있는 돈은 100억원 정도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조직위는 한류스타 김수현과 엑소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김수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고, 엑소도 지난해 ‘늑대와 미녀’ ‘으르렁’으로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섰습니다.

조직위 측은 28일쯤 관련 행사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한 조직위의 생각은 어떨지 지켜볼 일입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