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100분 내에 잠수함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대가 한발 앞으로 다가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하얼빈공대 연구진이 수중에서 진공상태를 만들어 마찰을 없애는 초공동(超空洞·supercavitation) 기술과 액체막 기술을 접목해 잠수함이나 어뢰가 수중에서 매우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물은 공기보다 훨씬 더 큰 마찰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잠수함은 당연히 비행기만큼 빠른 속도를 낼 수 없다. 초공동 기술은 기포를 발생시켜 물과 접촉하는 잠수함 주위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물의 마찰 저항을 줄이는 기술이다. 옛 소련에서는 초공동 기술을 이용한 어뢰 ‘샤크발’이 처음으로 개발된 적이 있다. 샤크발의 최고 속도는 시속 370㎞였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2001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초공동 기술을 이용하면 수중에서 시속 5800㎞까지 속도를 낼 수 있어 대서양은 60분, 태평양은 100분에 횡단할 수 있다. 하지만 어뢰나 무인잠수정 외에 유인 잠수함 등에 기술이 적용되지 못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기포를 계속 발생시키려면 잠수함을 시속 100㎞ 이상 발진시켜야 하는데 이 기술 개발이 안 됐었다. 둘째는 물과 접촉이 안 되는 상태에서 전통적인 기술로는 기포 내에서 방향을 조절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이끈 리펑천 하얼빈공대 교수는 “물에 들어가는 순간 특수 액체막을 자체 표면에 지속적으로 뿌리는 방식으로 기존의 문제를 해결했다”며 “액체막이 물에 녹는 동안 선박에 대한 물의 마찰 저항을 급격하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잠수함의 속도가 시속 75㎞ 이상만 돼도 초공동 상태가 될 수 있다”며 “정확하게 제어하면 잠수함 표면의 액체막을 이용해 잠수함의 다른 부분에 다른 수준의 마찰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조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와 미국 독일 이란 등도 초공동 기술을 이용한 잠수함과 어뢰를 개발하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고속 잠수함 기술 개발… 상하이∼샌프란시스코까지 100분
입력 2014-08-25 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