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선수가 피겨스케이팅 국제대회 싱글 분야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남자 피겨의 희망인 이준형(18·수리고·사진)은 24일(한국시간) 프랑스 쿠르쉐벨에서 막을 내린 2014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준형은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8.57점과 예술점수(PCS) 67.36점을 합해 135.93점을 획득했다. 이로써 전날 1위에 올랐던 쇼트프로그램(67.88점)을 합한 총점 203.81점을 기록, 야마모토 소타(일본·195.80점)를 여유있게 제치고 전체 1위에 올랐다. 한국 남자 피겨 선수로는 첫 주니어 그랑프리 우승이자 국제빙상연맹(ISU) 공인 국제대회 최초의 금메달이다.
이전까지는 2011∼2012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에서 이준형이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하고, 김진서(18·갑천고)가 2012∼2013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김연아가 등장한 이후 한국 피겨에는 여자 싱글을 위주로 유망주들이 속속 나타났지만 남자부는 여전히 손에 꼽을 만큼 선수층이 얇다. 그러나 이번에 그랑프리 시리즈 최초 메달의 주인공인 이준형이 우승까지 차지하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한국 남자 피겨에 희망을 안겼다.
피겨 지도자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스케이트를 신고 어린 시절부터 기본기를 다진 이준형은 2012년 유스올림픽에서 4위에 오르는 등 유망주로 자리 잡았다. 김진서는 피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2012년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단숨에 기대주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남자 싱글에서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의 이규현 이후 올림픽 출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들어 김진서와 이준형이 국제무대에서 잇달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면서 남자 선수들도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양상이다. 지난해부터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진서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200점을 넘어 16위(202.80점)에 오른 바 있다. 또 지난 10일 아시아 트로피 시니어 부문에서 209.07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시즌 첫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금빛 낭보’를 전한 이준형은 다음 달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4차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리고 김진서는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시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에 참가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이준형, 주니어 그랑프리 우승… 男피겨 최초
입력 2014-08-25 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