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23일 개막 예정이던 베이징 국제독립영화제와 관련해 조직위 관계자를 연행하고 각종 문서와 필름 등을 압수해 영화제 개막이 무산됐다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공안 당국은 22일 영화제가 열릴 예정이던 베이징 외곽의 쑹좡 예술특구에 들이닥쳐 영화제 아트디렉터인 왕홍웨이와 영화제 창설 멤버인 영화평론가 리셴팅을 연행했다. 또 이들의 사무실에서 관련 서류들을 압수했다. 이들은 영화제를 열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뒤 풀려났다. 아울러 조직위 사무실에는 전기를 끊겠다는 당국의 통지가 도착해 있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리셴팅은 “당국이 영화제를 취소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으며 줄곧 감시를 당했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 영화제는 가끔 반정부 성향의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안 당국은 이전에도 영화제를 취소하라고 압력을 넣은 적이 있고,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상영시간을 조정할 경우 눈감아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처럼 영화제 개최 자체를 막은 것은 이례적이다.
난징에서 영화제 참가를 위해 달려온 후제 감독은 “내 영화처럼 역사를 다루는 장르는 관객이 많지 않은데 이런 식으로 독립영화제마저 폐쇄시키면 영화인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제훈 기자
베이징 국제독립영화제 무산
입력 2014-08-25 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