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짧은 업무… 긴 골프

입력 2014-08-25 03:1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골프 문제로 또다시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국내외 현안이 산적한데도 한가하게 골프나 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 때문이다.

25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골프광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 매사추세츠의 휴양지인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이라크 급진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인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사건과 관련해 애도 성명을 낸 뒤 곧바로 골프장으로 향했다.

휴가 중 골프를 칠 수 있지만 문제는 미주리주 퍼거슨시의 10대 흑인 청년 사망사건, 서부 아프리카 에볼라 창궐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너무 한가한 행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 정당성을 주장하는 특별성명을 발표한 직후에도 곧장 골프장으로 향해 빈축을 샀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에 비하면 골프를 많이 친 편은 아니다. 재임 기간 골프를 가장 많이 친 것은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으로 1200번의 라운딩을 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약 800차례로 뒤를 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휴가 직전까지 186차례 라운딩을 가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역시 골프로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2002년 8월 메인주의 한 골프장에서 “모든 국가가 테러리스트를 막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한 뒤 “자, 이제 내 드라이버 실력을 보라”며 골프채를 휘둘러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후 2003년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에서 전쟁이 악화되는 시점에 골프를 친 게 다시 논란이 되자 아예 재임 기간 중 골프를 끊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