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정신 이어받아 한국교회 살려야”… ‘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 설립 감사예배

입력 2014-08-25 03:20
이성희 목사가 지난 22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열린 ‘총회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 설립 감사예배에서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김동엽 목사)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연동교회에서 ㈔총회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대표이사 이성희 연동교회 목사) 설립 감사예배를 드렸다. 참석자들은 숭고한 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한 손 목사의 정신을 되새겨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다짐했다.

손 목사는 전남 여수 애양원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섬기다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해 옥고를 치렀고, 해방 후 여순사건 때 두 아들이 좌익 학생들에게 총살당했는데도 가해자를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았다. 손 목사는 한국전쟁 때 패주하는 북한 공산군의 총에 맞아 순교했다.

이성희 목사의 개회사로 시작된 감사예배에서 예장통합 전 부총회장 전계옥 장로는 “사업회가 손 목사의 정신문화를 잘 보전해 세계만방에 주님의 사업을 넓히는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했다.

김동엽 총회장은 ‘한 알의 밀’이라는 주제의 설교를 통해 “손 목사의 순교 및 신앙 정신을 회복해 한국교회를 살리자”고 당부했다. 김 총회장은 손 목사 등 선조들의 순교 역사를 열거하며 이를 제대로 이어받지 못하고 위기를 자초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김 총회장은 “최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요 일정 가운데 하나가 가톨릭 순교자들을 복자로 올리는 광화문 시복식이었다”며 “이를 지켜보며 한국교회가 낳은 위대한 순교자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까운 것은 순교자들의 거룩한 희생을 기억하고 뒤를 따라야 할 교회와 성도들이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평화와 안식을 줘야 할 교회들이 갈라져 싸우고 모범이 돼야 할 성도들이 아름답지 못한 삶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 “오늘날 교회가 이렇게 어려운 것은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영원한 예수 안에서의 삶보다 영원하지 못한 재물, 명예, 인격 등을 얻기 위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는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회는 이날 장로회신학대 임희국 이치만, 영남신학대 최상도 교수 등 3명을 연구교수로 위촉했다. 임 교수는 “손 목사의 설교와 성경강해 등을 통해 사랑 화해 평화를 포함한 그의 정신문화를 연구할 방침”이라며 “이념을 극복한 그의 사랑의 순교정신을 한국사회에 널리 알려 평화통일 준비를 위한 손양원 연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