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연찬회 첫날 당 혁신과 경제 활성화 문제에 집중했다.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했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조윤선 정무수석 등 청와대와 정부 주요 인사들도 '모셔온' 자리였다. 형식은 '노 알코올' 연찬회였다. 국회 파행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이례적으로 음주를 금지한 것이다.
행사는 세월호 특별법 정국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야당에 대한 성토로 시작됐다. 이 원내대표는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연찬회를 준비했지만 꽉 막힌 국회 상황을 보면 참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선진화법은 식물국회라는 오명 속에서 국회를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하는 정국을 만들고 국회 기능 마비를 가져오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강조했다. 국정 정상화가 시급한데도 야당에 발목을 잡혔다는 취지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두 차례 여야 협상 끝에 세월호 특별법이 타결됐는데 야당은 아직 인준 절차를 미루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연수원 앞 광장에서 루게릭병 환우를 돕기 위한 '얼음물 샤워 캠페인'(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을 향해 뼈있는 말을 던졌다. 머리 위로 얼음물을 쏟아부은 뒤 다음 캠페인 동참자로 그를 지목하며 "찬물을 뒤집어쓰고 정신 차려서 당내 강경파를 잘 설득해 달라"고 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도 캠페인 동참을 권유하면서 "(김 실장이) 너무 경직돼 있다. 찬물 맞고 좀 더 유연해지길 바란다"고 농담조로 말하자 주변에서 박수가 터졌다.
전체회의에선 당 혁신에 방점을 뒀다. 김 대표는 인사말에서 "국회의원의 기득권과 특권을 포기하는 작은 실천을 지금 바로 나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당 대표 명의의 화환과 조화를 줄이고 의원들의 외국 방문 때 이코노미석을 쓰도록 하는 등 고비용 정치구조를 바꾸자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앞으로 책을 내더라도 출판기념회를 하지 않겠다. 제 차량도 에쿠스에서 오늘 카니발로 바꿨다"고 말했다.
다음에는 최 부총리가 강의에 나섰다. 그는 "저성장, 저물가, 과도한 경상수지 등은 일본에서 잃어버린 20년 동안 지속돼 온 현상인데 우리나라도 그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시장이 아직 한겨울인데 한여름에 입던 옷을 계속 입고 있으니 감기가 걸려서 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30개를 우선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새누리당은 '경제·민생·안전'을 정기국회 3대 기조로 정하고 이와 관련한 법안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안전 대한민국! 혁신 새누리당!'을 주제로 정한 연찬회에서 의원들은 중앙소방학교로 이동해 심폐소생술 등을 체험한 뒤 상임위별 토의시간을 가졌다. 23일 오전에는 세월호 특별법 문제와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자유토론을 할 예정이다. 천안=김경택 기자
연찬회 강행 새누리당… “혁신은 실천이 핵심… 기득권 내려놓자”
입력 2014-08-23 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