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집중화센터 및 암병원] (4) 고려대구로병원 폐암센터

입력 2014-08-25 03:59 수정 2014-08-25 14:36
고려대구로병원 폐암센터 폐암다학제진료팀이 폐암 진단 환자에게 개인맞춤치료법을 찾아주기 위해 한 자리에 모여 협의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고려대구로병원 폐암센터 폐암다학제진료팀(팀장 강경호·호흡기내과 교수)이 환자맞춤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폐암다학제진료란 폐암환자 1명을 진료하기 위해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등 7개 과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는 것을 가리킨다. 효과가 가장 좋은 최적의 환자 개인맞춤 검사 및 치료법을 찾아 적용하기 위해서다. 고려대구로병원 폐암다학제진료팀은 국내 의료계에서 이 분야 최고 수준의 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정확한 진단·조기치료 중심 생존율 85% 구현=폐암은 한국인 사망률 1위다. 5년 생존율도 10%로 낮다. 초기증상이 마른기침, 가래 같이 가벼운 질환이어서 환자가 암이라 생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어 무엇보다 조기진단이 중요한 암이다.

고려대구로병원은 호흡기내과 강경호·심재정·이승룡 교수팀을 중심으로 조기폐암검진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폐암 조기진단에 형광내시경을 활용한 곳도 이 클리닉이 처음이다. 이들은 2005년부터 형광내시경을 이용했다.

형광내시경을 활용하면 백색광내시경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조직까지 샅샅이 찾아내기 때문에 폐암 조기진단율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강 교수팀이 진료한 초기 폐암환자들의 5년 생존율이 무려 85%에 달하는 것도 이 덕분이다.

폐암의 진단, 병기 판단, 치료법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밀검사가 필수적이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계획 설계의 기초가 되는 영상판독은 영상의학과 강은영 교수(대한흉부영상의학회장)가, 조직검사는 병리과 김한겸 교수(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 신봉경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세계 최고사양의 방사선 영상장비인 640MS-CT와 3.0테슬라 MRI를 갖춰 첨단의료장비 면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싱글포트 흉강경 폐암수술 100차례 첫 돌파=고려대구로병원 폐암센터는 선진 폐암수술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가슴을 여는 개흉(開胸) 수술 대신 2㎝ 내외의 구멍 한개만 가슴에 뚫고, 그 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폐암덩어리를 도려내는 ‘싱글포트 흉강경’ 폐암수술을 선도하기 때문이다.

이 수술은 상처를 최소화시켜 수술 후 통증과 회복기간을 대폭 줄이고 흉터도 거의 눈에 안 띄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과 많은 경험이 없으면 시술이 불가능하다.

이 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팀은 2012년 4월 국내 최초, 세계 두 번째로 싱글포트 흉강경 폐암 수술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100차례 이상 시술경험을 자랑한다. 대부분 조기진단 및 조기수술이어서 환자들의 생존율도 높다.

김 교수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첨단 3D 흉강경을 새로 도입, 고난도 폐암수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다. 3D 흉강경 수술은 내시경에 2개의 고성능렌즈를 장착, 환부를 입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암조직을 정교하게 도려내는 치료법이다.

◇정상 폐조직을 살리는 감시림프절 생검=폐암수술 시 폐절제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고령의 폐암환자들은 합병증도 많아 폐를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이 보존하는 것이 암 절제 못잖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사용되는 검사법이 ‘감시림프절 생검’이다. 국내에서 이 병원에서만 유일하게 시술하는 이 검사법은 암세포가 림프절을 통해 다른 장기로 번질 때 최초로 전이한 ‘감시림프절’을 찾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생검법을 이용하면 정상범위를 최대한 살리고, 암조직이 있는 부위만 정교하게 절제하는 수술이 가능하다.

한편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 후에도 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을 때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가 불가피하다. 수술 전에 항암제 또는 방사선치료를 먼저 2∼3차례 시행해 혹의 크기를 줄여놓은 뒤 수술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항암화학요법은 강경호·심재정·이승룡·강은주 교수팀이,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종양학과 양대식 교수팀이 담당한다. 조기 폐암뿐 아니라 진행성 폐암환자 치료경험도 풍부한 이들은 현재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하루 동안 항암치료실에서 항암제를 투여 받고 귀가하는 시스템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국내 폐암 환자들이 줄지어 고려대구로병원 폐암센터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