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감염 미국인 2명 완치… 격리치료 3주 만에 퇴원

입력 2014-08-23 03:10
실험단계의 에볼라출혈열 치료제 ‘지맵(Zmapp)’을 투여받은 미국인 환자 2명이 완치돼 공식 퇴원했다.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켄트 브랜틀리(33) 박사와 간호사 낸시 라이트볼(60)은 이달 초 본국 후송 후 약 3주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모리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며 라이트볼은 19일(현지시간), 브랜틀리 박사는 21일 각각 퇴원했다.

브랜틀리 박사는 퇴원에 앞서 부인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기적 같은 날이다. 내가 살아 있어 너무 흥분되고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어 기쁘다”며 병원 의료진과 자신이 소속된 의료선교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 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내 병이 현재 에볼라가 창궐하고 있는 서아프리카의 어려움에 대한 관심을 끌게 해 기쁘다”면서 각국 지도자들이 앞으로 에볼라 퇴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에모리대학병원 의료진은 두 사람의 퇴원이 일반 대중에 어떠한 위험도 유발하지 않는다며 ‘에볼라 바이러스가 완치됐음’을 강조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성명에서 혈액검사 결과 두 사람 모두 에볼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관심은 이들이 어떻게 완치됐느냐에 쏠린다. 에모리대학 전염병치료센터의 브루스 리브너 박사는 공격적인 의료 지원과 두 사람이 건강하고 영양상태가 좋았던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지맵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두 사람 사례로 이 약물이 기적적인 효과를 낸다고 선언하는 데는 조심스럽다. 리브너 박사는 지맵이 얼마나 효과를 냈느냐는 물음에 “솔직히 우리도 모른다”고 답했다.

지맵은 이들 외에도 스페인 목사에게도 투여됐지만 그는 숨졌다. 그러나 라이베리아에서 이 약물을 투여한 두 환자의 상태는 눈에 띄게 호전됐다. 미 국립보건원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도 에볼라 감염자의 50%는 어떻든 살아남는다”며 지맵 효과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아프리카 국가들이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하고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세네갈은 에볼라 발병국인 기니와의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으며 차드도 나이지리아와의 국경을 폐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여행객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