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S 본거지 시리아 칠까… 헤이글 국방 “모든 선택 고려”

입력 2014-08-23 04:28
미국 국방 수뇌부가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제지하기 위해선 이라크 국경 너머 시리아도 공격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IS는 전통적인 테러단체 이상으로 잘 무장되고 훈련받았으며 엄청난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테러단체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헤이글 장관은 IS의 주력이 있는 시리아 쪽에 대한 공습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 지역의 파트너들을 돕기 위해 모든 옵션을 강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뎀프시 의장도 시리아 내에서 IS를 공격하지 않고서는 IS를 일시적으로 억제할 수는 있겠지만 영구히 패퇴시킬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IS에 의해 (이라크와 시리아 간) 국경이 없어진 만큼 양쪽에서 IS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시리아에 대한) 공습은 단지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고 다양한 (군사적) 도구들이 필요하다"며 "미국에 의해서만, 시리아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 외교적, 경제적, 정보·군사적, 국제적인 힘 모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모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허용하려 한다는 '힌트'는 결코 주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하지만 뎀프시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최고위 군사 보좌관인 데다 그가 그동안 대(對)시리아 군사 개입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역설해 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제임스 폴리(40) 참수 사건을 계기로 방어적 자세에서 'IS 격퇴' 전략으로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IS가 유전지대 장악으로 재정적 자립까지 가능한 단계에 접어든 만큼 신속히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라크 북부 유전 7곳과 정유시설 2곳을 손에 넣은 IS는 하루에 원유 4만 배럴을 국제가격의 절반에 불법으로 거래해 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일간 타라프는 IS가 시리아산 원유 8억 달러어치를 터키로 밀수출했다고 보도했다.

군사개입 확대 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하원 대테러소위원회 위원장인 피터 킹(공화·뉴욕) 의원은 20일 의회 전문지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자 미국에 대한 위협이며, 그래서 우리는 맞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하원 정보위원회의 애덤 쉬프(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CNN에 출연해 "끔찍한 이번 사건에 자극받아 자칫 역효과를 초래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