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닌데…” 찜찜한 與

입력 2014-08-23 03:16
새누리당은 여야 의원들과 관련한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이번 수사가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21일 영장실질심사 결과 여당 의원은 2명 모두 구속됐으나 야당은 3명 중 1명만 구속됐기 때문이다. 거기다 여당 의원 1명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황이다.

검찰 수사 초반 여권은 이를 호재로 받아들였다. 먼저 야당 의원이 출판기념회를 불법 정치자금 통로로 활용한 의혹이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거셌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교착 국면에서 기습 ‘방탄 국회’를 열면서 자충수를 둔 것으로 판단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우리 당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 국회를 열지 않겠다”고 야당 압박 작전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 2명이 구속된 데 이어 ‘철피아’(철도+마피아) 수사선상에 오른 송광호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마저 청구되자 ‘샴페인을 터뜨리던’ 분위기가 쑥 들어갔다. 대신 자숙 모드로 돌입한 모양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국가 혁신 필요성이 제기되고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야 할 집권여당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자체만으로도 국민 앞에 사죄드린다”며 “해당 의원들은 사법 당국 조사에 성실히 임해 명명백백하게 사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송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세월호 문제도 못 푸는데 체포동의안 통과까지 막아 거센 역풍을 자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송 의원을 보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당 대표 뜻도 마찬가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