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보는 성서] 창 32장 얍복강가에서

입력 2014-08-23 03:44

설레고 두려운 야곱의 귀향길

엇갈리는 그 길은 머나먼 외길

에돔의 형 에서에게 사람을 보내

은혜 받길 원한다고 손을 내미네

형이 용서하길 간절히 바라며

야곱은 정성껏 예물을 준비하네

돌아보면 휘몰아치는 회한들

형의 용서만이 살길이었네

형의 복수가 무서운 야곱

사람의 방법으로 대비하지만

견딜 수 없도록 두렵고 답답해

홀로 얍복 강가에 남아 기도하네

야곱은 주의 천사와 씨름하여

환도뼈 부러질 때까지 매달려

이름이 '이스라엘'로 개명되고

소망에 찬 브니엘의 아침을 맞네

詩作 노트
20년 만의 귀향이었다. 실로 감격스럽고 가슴 설레지 않겠는가. 하지만 야곱의 귀향길은 착잡하였다. 설렘과 더불어 두려움이 가슴을 짓눌렀다. 20년 전, 형 에서를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빼앗은 일로 형의 불같은 진노를 샀기 때문이다. 태생부터 싸움꾼인 형은 400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다가오고 있었다. 야곱은 형을 위해 정성껏 예물을 준비하는 한편 얍복 강가에서 밤새 기도하였다. 그때 야곱은 환도뼈가 부러지는 고통 속에서도 천사와 씨름하여 이겼다. 그리고 이름이 ‘이스라엘’로 바뀌는 브니엘의 복된 아침을 맞았다.

김영진 장로<성서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