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서원 터에서 국보급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유물이 대거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21일 서울 도봉구의 도봉서원(道峯書院) 터에서 불교 의례에 사용된 용구 77점을 발굴해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조선시대 서원 터에서 고려 유물이 발견된 건 도봉서원이 조선 초기까지 존재한 것으로 확인되는 영국사라는 옛 절터 위에 창건됐기 때문이다. 도봉서원은 1573년 정암 조광조(1482∼1519)를 추존하기 위해 세워졌다.
공개된 유물은 금동제 금강저(金剛杵·방망이 모양의 도구)와 금강령(金剛鈴·방울·사진)을 비롯해 청동제의 뚜껑항아리와 뚜껑합, 향로, 세(洗·세숫대야 형식), 대접, 숟가락 등이다. 금강령에는 오대명왕상과 사천왕상이 함께 배치됐다.
금속공예사 전공자인 주경미 박사는 “두 문양이 한꺼번에 새겨진 금강령은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에서도 처음”이라면서 “일부 유물은 10세기 이른 시기 특징을 보이는 것도 있는 등 대부분 12세기 이전 작품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령의 경우 기존의 동일 유물 중 제작기법이 가장 뛰어난 수작으로 평가된다고 발굴을 맡은 서울문화유산연구원 측은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 유물들이 상태가 매우 양호해 최소 보물로 지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국보지정까지 가능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도봉서원 터서 국보급 유물 77점 출토
입력 2014-08-22 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