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車 쏘울 어디로

입력 2014-08-22 03:21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중 탔던 기아자동차 쏘울(사진)이 어떻게 활용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현대자동차그룹과 천주교서울대교구에 따르면 교황이 탔던 쏘울은 아직 천주교 측이 보관하고 있다. 조용원 기아차 국내마케팅 실장은 전날 신형 쏘렌토 공개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쏘울에 관한 언급을 무척 조심스러워 하지만 속내는 빨리 돌려받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쏘울을 통한 직접적 마케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시 등을 통해 거둘 수 있는 홍보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1600㏄ 준중형 박스카인 쏘울과 싼타페·카니발 개조차를 임대 형식으로 교황 방한기간 천주교에 제공했다.

관건은 천주교의 태도다. 천주교 측이 기증을 강력히 원할 경우 현대차그룹이 무조건 반환을 요구하기 어려운 처지다. 결국 제품 마케팅에 이용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양측 간 조율이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어 결정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천주교서울대교구 관계자도 “기다리면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천주교 측은 교황이 시복식 등에서 사용한 제기 등을 각 지역교구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쏘울은 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교황 방문 4일 전인 지난 11일부터 출국 다음날인 19일까지 영업일수 6일간 하루 평균 32.5대가 계약됐다. 지난달 하루 평균 계약량 20대보다 62.5% 증가했다. 이달 1∼19일 계약 실적은 305대로 지난 3∼7월 평균인 336.6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해당 기간이 휴가기간과 겹치는 점을 고려하면 두드러지는 실적이다. 쏘울은 지난해 10월 신 모델 출시 후 월 300∼5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해 왔다. 해외에서는 미국에서의 인기를 기반으로 올 1∼7월 13만9048대가 판매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