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공세 中항공사들 ‘한·중 하늘길’ 진출 속도 낸다

입력 2014-08-22 03:37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항공사들이 한·중 간 하늘길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새 시장을 개척하거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대표 저비용항공사인 춘추항공은 다음 달 23일 상하이·스좌장∼인천 노선을 새롭게 취항한다고 21일 밝혔다. 두 지역 모두 한국인이 여행이나 사업 목적으로 자주 찾는 도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상하이 노선은 주 4회, 스좌장 노선은 주 2회 운항한다.

항공사 측은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한 왕복 항공권 가격을 일단 30만원 수준으로 잡고 수시로 가격 할인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춘추항공 관계자는 “타사보다 30% 저렴하게 항공권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내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제선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춘추항공은 특히 한·중 노선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상하이∼인천 노선 취항은 2012년부터 추진해온 결과물이다. 지난해 7월 초 먼저 취항한 상하이∼제주 노선은 현재 정기편과 부정기편을 포함해 주 22회 운항 중이다.

다른 중국 저비용항공사들도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급화 전략으로 춘추항공과 차별화를 꾀하는 길상항공은 지난해 5월 상하이∼제주 노선을 개설한 데 이어 그해 8월부터 상하이∼강원 양양 노선에도 취항했다. 지난 4월엔 상하이와 경남 사천을 잇는 전세기를 운영했다. 톈진 빈하이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오케이항공은 2005년 항공사 출범 이후 첫 국제선 여객기를 지난 1월 톈진∼제주 노선에 띄웠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으로 볼 수 있는 상하이항공, 톈진항공, 산둥항공 등 중국 지역항공사도 상당수가 한·중 노선에 취항한 상태다.

인천국제공항 항공통계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의 인천 노선 운항편수는 2004년 1만3097편에서 2008년 3만2408편으로 급증했다가 2010년 2만4747편까지 감소한 뒤 다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2만7520편이 운항했다.

중국 항공사의 한·중 노선 확대는 매년 적자에 시달리는 국내 지역공항들에 호재가 될 수 있는 반면 국내 항공사들에는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전망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 측 노선이 국내 항공사와 많이 겹치지 않고 경쟁력도 우리 쪽이 나은 편”이라며 “위협이 현실화되기 전에 차곡차곡 차별화한 경쟁력을 기르는 게 한국 저비용항공사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